안녕하세요, 스텔라입니다^^

눈이 펑펑 내리는 12월 좋은 날, 신랑과 함께 서울공예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7월에 사전 개관 한 뒤, 11월 30일에 정식 개관한 서울공예박물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공립 공예박물관이예요. 옛 풍문여고 건물 5개 동을 개조하여 박물관으로 만든 곳인데요, 올 리모델링이 되어 있지만 옛날 학교 건물의 구조가 생각나서 건물 그 자체로도 굉장히 역동적이고 재밌는 곳이었습니다. 주차공간은 없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해주세요 : )
이 서울공예박물관은 단순히 전시만 하는 곳이 아니라 공예를 연구하고 그것을 후세에 공유하고 전파하고자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들을 마련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공예 문화 플랫폼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 박물관에서는 국가지정문화재를 포함해 신석기시대부터 현대까지 공예작품 총 23,257점을 수집하여 소장중이라고 해요. 7월부터 '장인, 세상을 이롭게 하다' 등 3편의 상설전시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저와 함께 서울공예박물관 둘러보실까요?
서울공예박물관은 안국역 1번출구 바로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요. 1번출구와 1분 컷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찾기 쉬운 곳에 있었답니다.
방문 하실 때는 가장 먼저 안내동으로 가셔야 해요. 안내동의 문을 열면 정면에는 기념품샵이 있고, 오른쪽에는 카페, 왼쪽에 안내데스크가 있답니다. 안내데스크로 가셔서 방역패스 인증을 하고 예약자 성함을 말씀드리면 손목띠를 주십니다. 이 띠는 놀이공원 입장할 때 주는 그것과 같구요, 박물관의 내외부를 오갈 때 안내원께 보여주셔야 하니까 잘 착용하고 계셔야 해요.
기념품샵 위쪽 천장에 달려있는 전시품(아래 오른쪽 사진)도 기획전시 작가 중 한 분의 작품이었답니다. 사뭇 지루해질 수 있는 천장부분의 공허한 공간을 매우 경쾌하게 만들어주었어요.
코로나19 여파로 이곳은 회차당 관람객 수를 330명으로 제한하고 있고 주말에는 사전예약이 필수입니다. 주중에는 사전예약없이 자유관람이구요. 다만 방역패스 의무적용인 시설에 해당되어 별도 안내 시까지 방역패스(백신접종증명서, PCR음성확인서-발급일로부터 48시간 유효) 소지자만 입장이 가능하니 꼭 참고하시길 바랍니다(만18세이하와 확진 후 완치자는 적용 제외).
사전예약 시 1인당 최대 4인까지 예약할 수 있는데요, 제가 간 날은 토요일이었음에도 모든 회차의 제한 인원이 꽉 차지 않았더라구요. 그래서 굉장히 여유롭게 관람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만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차차 설명할게요.
그리고 오전 10시부터 16시40분(폐관시간은 18시)까지 80분 간격으로 총 6회차 중 선택할 수 있으니 방문 가능한 시간을 선택하고 예약하면 됩니다. 회차당 80분의 관람시간이 주어지는데요, 볼거리가 정말 많고 다양하게 잘 구성되어 있어서 80분이 너무 짧다고 느꼈습니다.
이제 안내동에서 나와 전시1동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안내동을 지나 전시1동으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반겨주는 전시입니다. 기획전시로 내년 2월 28일까지 전시가 될 예정이구요, '공간(Space) 발견', '작가(Artist) 발굴', '작품(Artwork) 창조'라는 세 가지 목표에 따라 제작된 공예작품을 박물관 내·외부에 설치하는 프로젝트라고 합니다.
앞에 보이는 벤치들이 모두 대나무로 만들어진 Remains & Hive 라는 작품이고, 한창균 작가 작품입니다. 작품이지만 앉아볼 수 있는 설치 작품이며, 세심한 작업의 경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위 작품 역시 실제 앉을 수 있는 설치 작품입니다. 날 것과 정제된 것의 조화가 아주 극명하고 신선하네요.
모든 책은 빛이다. 다만 그 빛의 밝기는 읽는 사람이 발견하는 만큼 밝아질 수 있다.
결국 독자에 따라서 그것은 빛나는 태양일 수도, 암흑일 수도 있다.
< Mortimer Adler>
아들러의 책에 관한 명언이 도서실 유리창에 적혀있네요. '아는 만큼 보인다'와 결이 비슷한 명언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 담겨있는 책일지라도, 독자인 내가 일자무식이라 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책은 암흑과 같은 존재인 것이죠.
정말 멋진 분들. 기증자의 명판을 벽 한 곳에 새겨둠으로써 이 박물관이 가치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가치를 얼마나 증명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듯 합니다.
조선시대 작품들로, 작품의 종류를 망라해보면 전체적으로 절제된 아름다움이 느껴집니다. 화려함 속에도 다부진 우리 조상의 기백이 느껴지구요. 모든 것을 드러내보이지 않는 은근한 멋을 추구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예술에 대한 정신이 오늘날의 문화 강국,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까지 이어져 온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제 전시2동으로 건너가볼게요.
새가 앉아있는 듯 하기도 하고, 물고기 유유히 떠다니는 것 같기도 해서 이 작품 역시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안내동의 천장에 설치된 작품처럼, 이 작품 역시 자칫 밋밋할 수도 있는 천장 공간을 수놓아주었고 정말 멋지게 그 역할을 해냈네요.
위 사진은 저희 신랑과 제가 넋을 잃고 한참을 보았던 작품, 나전 모란넝쿨 무늬 경함 입니다. 이 박물관이 80분으로 부족하다고 했던 이유인데요, 최근에 지어진 박물관인만큼 영상으로 작품의 제작 과정을 소개하는 모니터들이 곳곳에 있었습니다. 이 작품도 그 중 하나였어요. 실제 전시된 저 작품 제작과정을 일일이 촬영하고,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장인정신을 고스란히 담아낸 영상이었는데요, 무엇에 홀린듯 영상을 끝까지 보게 됩니다. 그리고 나서 전시된 작품을 보니 처음에 보았던 것과는 다른 작품을 보는 기분까지 들었습니다. 마치 제가 저 작품을 만든 사람처럼 애정을 갖고 바라보고 있더라구요. 그렇게 여러 작품을 보다보니 80분이라는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진 거죠. 무료 관람이었기에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너무 속상했을 것 같습니다. 정말 많은 작품들이 있으니 다시 찾을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전시3동으로 넘어가볼게요.
아까 처음에 입장했던 안내동으로 내려가서 밖으로 나가면 바로 앞에 보이는 문이 있습니다.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전시3동이예요. 전시3동 2층에는 '자수, 꽃이 피다' 전시가 열리고 있고, 3층에는 '보자기, 일상을 감싸다'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3층의 보자기에 관심이 있어서 방문을 하게 되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앞의 전시들을 선물로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2층의 전시, '자수, 꽃이 피다'입니다. 와...... 꽃 색깔 중에서도 고급스러운 붉은 색을 표현한 것 같은데요, 전시관의 테마가 '꽃이 피다'여서일까요? 정말 강렬한 색상이 눈을 사로잡는 전시관입니다.
갖가지 고운 색상의 천에 수놓인 자수 작품들이 정말 멋있었습니다. 지금보다 훨씬 좋지 않은 환경에서 좋지 않은 재료와 도구로 어렵게 한땀 한땀 공들여 수를 놓았을 텐데요.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아름다움과 멋을 추구했던 우리 조상님들, 정말 존경스러웠습니다.
이제 3층으로 올라가보겠습니다.
'보자기, 일상을 감싸다' 전시가 있는 곳이예요. 다양한 크기와 다양한 소재, 그리고 보자기를 구성하는 다양한 방법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저는 최근에 규방 공예에 입문하게 되었는데요, 그래서 한땀 한땀 바느질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 저런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을지 생각해보니 더 대단하다 느껴졌습니다. 저도 언젠가는 저렇게 작품다운 보자기를 만들 수 있겠죠? 더욱 바느질 연습에 매진해야겠다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서울공예박물관에 많은 작품들을 기증해주신 보자기 할배, 허동화 님에 대한 특별 전시도 한켠에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정말 살아 생전에도 대단한 분이셨지만, 많은 사람들을 위해 작품 기증을 하고 가셨다는 것에서 존경심이 들었습니다.
아쉬웠던 점은?
#1. 회차당 인원수
제가 평일에 방문했더라면 느끼지 못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주말 기준으로 말씀드리자면 한 회차의 관람인원이 330명이었고 예약이 꽉 찬 상태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시를 볼 때 사람이 많았습니다. 코로나19 시국인 점도 불안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한번에 몰리거나 하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회차당 인원수를 더 줄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복잡한 관람 동선 안내
새로 지어진 건물이 아닌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 하였기 때문에 동선이 아무래도 복잡해질 수밖에 없었는데요, 저는 그점은 오히려 박물관의 매력이자 장점이라 생각했습니다. 다만 관람 동선 안내가 확실하게 잘 되었을 경우에만요. 아직은 개관 초기라서 그런지 관람 동선의 안내표시가 조금은 불친절하게 느껴졌습니다. 안내 하시는 분들께서 중간 중간에 관람 동선을 구두로 계속해서 안내해주시는 것을 보았는데요 바닥에 표시만 제대로 더 해둔다면 혼선이 많이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좋았던 점은?
#1. 전시 작품의 높은 퀄리티
수세기에 걸친 많은 공예 작품을 한 곳에서 다 볼 수 있는 것도 너무나 매력적인데, 무료 전시라는 것이 더 놀라웠습니다. 이 정도 전시 퀄리티라면 유료여도 마땅히 보러 올 것 같습니다. 유럽의 박물관이나 미술관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의 전시회 입장료가 굉장히 저렴하다는 생각은 항상 했었습니다. 문화 저변 확대에 힘쓰는 것도 좋지만 무료다 보니 작품을 대하는 태도가 아무래도 유료 전시에 비해 대충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더라구요.
#2. 곳곳에 놓인 의자, 쉼터
와. 정말 칭찬하는 부분입니다. 박물관이나 전시회장을 다니다 보면 한시간 이상 내리 서있는 경우가 허다한데요, 다리와 허리가 꽤나 아플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 때마다 앉아서 쉬고 싶은 생각이 간절한데요, 서울공예박물관에는 관람객의 니즈를 충분히 반영해두신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설치예술을 통한 의자 작품을 곳곳에 두어서 쉬면서도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수준 높은 박물관이라는 것이 다시 한 번 느껴지죠?
#3. 건물 전체가 Barrier-Free
멋짐 그 자체입니다. 배리어 프리란 장애물 없는 환경으로 신체적 장애가 있는 분들도 불편함 없이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해둔 점입니다. 점자로 된 작품 설명과 턱없는 박물관 내부, 장애인 겸용 화장실이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이 정도면 서울공예박물관, 정말 칭찬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상 종로에서 가볼만한 곳, 종로 놀거리, 종로 데이트 장소로 추천하는 서울공예박물관 포스팅을 마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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